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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조합 개인정보 무단 유출 심각… ‘검은 거래’ 온상 되나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경기도 고양시 실거주지로 난데없이 공인중개사가 찾아와 소유 빌라의 매도를 권유한 것이다. A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곳의 주소를 중개업자가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조합원 명부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현장에서 조합원 명부는 중개사나 시공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로 인식된다. 중개사는 명부를 통해 잠재적 매도인에게 접근하여 매물 확보에 나서고, 시공사는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자사 홍보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명부를 입수하기도 한다.

업무상 취득한 조합원 명부를 동의 없이 외부에 제공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다. 위반 시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법 유출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관련 사건이 공론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이는 사업장의 부정적 이미지 형성이나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경향 때문이다.

실제로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재건축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중개사들이 명부를 확보해 고객을 선점하거나, 건설사가 사업 초기 자금 대여를 조건으로 명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한다. 명부 유출은 시공사 선정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도 높다. 입수한 명부를 바탕으로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부당한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시공권을 얻으려는 금권선거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합원 명부는 대부분 엑셀 파일 형태로 관리되고 있어 유출에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메일, 메신저, 클라우드 등을 통해 쉽게 전송 및 복제될 수 있으며, 유출 경로 추적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나아가 총회 참여 독려를 위해 고용되는 OS(Outsourcing) 업체 직원들이 명부 작성 및 정리 업무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유출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원 명부 관리에 대한 보안 시스템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암호화, 접근 권한 통제, 그리고 열람 및 다운로드 이력 기록이 가능한 전문 보안 시스템 도입을 통해 조합원들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때다.

시대경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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