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

[만평] 법의 저울을 칼로 바꾸려는 자들의 은밀한 속삭임

권력을 쥔 자들이 법의 정당한 테두리를 지키기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려는 움직임이 날로 대담해지고 있다. 법을 집행하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장관 후보자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야당에 대한 정당해산 청구를 입맛대로 검토하겠다는 발언은 법의 공정성을 무기로 삼아 정치적 반대 세력을 뿌리째 뽑아버리겠다는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낸 꼴이다. 법치국가에서 정당의 운명을 권력의 칼끝에 올려놓겠다는 발상 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폭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더불어 공소 취소 제도를 입맛대로 재단하려는 태도 역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공권력의 남용을 막고 사법 정의의 형평성을 지키라고 만든 제도를 자신들의 방패나 공격의 창으로 쓰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권력의 비자금과 허물은 덮고 야당의 숨통을 조이는 데만 법의 잣대가 유연하게 늘어난다면, 그것은 법치가 아니라 명백한 독재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헌법의 한계를 운운하며 연임의 선을 긋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뒤로는 정당 해산이라는 초유의 칼을 만지작거리는 이중성은 이 시대의 권력이 얼마나 오만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법의 저울추를 쥐고 흔드는 이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야당의 존재가 아니라, 눈을 부릅뜨고 이들의 뻔뻔한 행태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매서운 심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시대경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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